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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완화 VS 양적긴축

최근 미국이 기준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 부양을 하다가 인플레이션의 상승으로 다시 양적긴축과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통제했는데요, 드디어 다시 금리인하를 통해 미국 경제를 옥죄어오던 굴레를 어떻게 벗어나는지 궁금합니다. 다만 현재 미국의 상황이 긍정적인 부분이 아니라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상하기가 어렵습니다.

한 번 이전에 제가 올린 글에 자세한 이야기가 있으니 한 번 살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파월의 잭슨홀 미팅 기조연설 본격적인 금리인하 신호? :: 선물옵션과 돈되는 이야기 (tistory.com)

 

파월의 잭슨홀 미팅 기조연설 본격적인 금리인하 신호?

올해 잭슨홀 미팅은 여느 때 보다도 금융 시장과 경제 분석가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드디어 미국의 금리인하 시기가 도래했다고 시장에서는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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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래서 여태 연준이 경기를 부양하던 방식과 인플레를 잡았던 양적완화와 양적긴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양적완화, 경기부양의 만능키인가?

양적완화 (QE, Quantitative Easing)는 기준금리가 매우 낮거나 0%인 상황일 때 혹은 경제가 굉장히 침체되어 있을 때 중앙은행이 경제 활성화와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위해 장기 국채나 회사채 같은 자산을 대규모로 매입하여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정책입니다.
 
이러한 효과로 중앙은행이 시중에 돈을 풀어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금리를 낮추어 기업과 개인이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죠. 하지만 양적완화라는 게 단순히 돈을 찍어내는 방법으로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쉽게 말하자면 중앙은행이 국채나 민간 채권을 사게 되면 자산의 판매자는 중앙은행으로부터 현금을 받게 되고 이 현금이 시장에 유통되는 구조입니다. 그렇게 되면 기존의 통화 시스템 내에서 자산거래를 통해 통화량이 증가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차라리 기준금리를 내려서 제로금리까지 된다면 오히려 대출이 늘어나고 시장에서는 돈이 활발해지기에 충분히 유동성 문제는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양적완화는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때에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방식은 중앙은행이 돈을 직접 공급하여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목적이 큰 이유이죠.
 

              Quantitative Easing Line Chart          

미국 1, 2, 3차 양적완화 (QE) 규모

         


이 양적완화라는 말이 처음 불리게 된 것은 세계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입니다. 이때 미국은 부동산 버블과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해 부실채권이 연쇄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며 결국 은행들까지 번지게 되었는데요, 이때 미국은 기존의 통화 정책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 의장이 2001년 일본은행의 디플레이션을 타계하기 위한 방법을 벤치마킹하여 문제점을 보완하고 과감한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경제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리고 2012년 일본은 그러한 미국을 다시 벤치마킹하여 아베노믹스라는 경제정책을 시행하게 됩니다. 이후에도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대봉쇄의 시기가 오자 다시 한번 연준은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으로 다시 한번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마찬가지로 전 세계의 중앙은행은 이를 벤치마킹하여 각 국의 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양적완화는 경제부양과 경제위기 상황에서 만능키가 될 수 있는 걸까요?

정답은 그렇지 않습니다. 양적완화는 통화량을 늘려 경제를 자극하여 여러 긍정적 효과를 보였으나 문제점도 존재했습니다. 특히 시중에 돈이 많아지자 버블이 형성되면서 자산 가격이 상승하고 그 가격은 인위적인 상승이기에 본래 시장에서 가격이 왜곡되었고 거기다가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되며 물가 상승의 주범이 되었습니다.
 
특히 현재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정책을 통해 고금리정책을 절대적으로 유지하려는 이유가 인플레이션률이 올라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기준금리 정책과 더불어 테이퍼링은 2022년 초에 완료되고 이제는 양적긴축도 같이 병행하고 있는데도 겨우겨우 인플레이션률이 2%로 진입한 시점이 된 지금에서야 기준금리 인하라는 생각을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러한 문제는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데요, 부동산 시장의 가격이 급등했으며 주식 시장에도 가격의 급등으로 인한 혼란이 가중되었으며 사회계층 간 분화가 심해지면서 사회전반적으로 후유증이 생겼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부채가 증가했지만 그중에서도 가계부채가 증가하여 현재 한국의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인하를 하더라도 우리의 자체적인 금리인하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양적긴축은 어떻게 봐야 하나?

양적 긴축(QT, Quantitative Tightening)은 중앙은행이 시중에 발행된 통화량을 줄이고 유동성을 감소하기 위해 사용하는 정책 도구로써, 양적완화의 반대 개념입니다. 양적 긴축의 주요 목적은 경제에서 통화 공급을 줄이고, 금융 시장의 유동성을 축소하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양적 긴축을 통해 중앙은행은 자산 매입을 줄이거나 보유 자산을 매각함으로써 통화 공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연준 총자산과 지급준비금          

연준 총자산과 지급준비금 규모 변화 (% GDP)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경제가 과열되면 물가가 높아지고 자산 가격에 버블이 형성되어 비정상적인 가격이 됩니다. 그럴 때에 그동안 중앙은행이 매입했던 자산들을 매각하거나 재투자를 하지 않고 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하여 물가 상승을 잡는 방법으로 사용합니다. 또한 양적완화로 인해 경기가 회복되어 정상화가 될 때 다시 공급을 줄여 시장의 안정을 찾을 때에도 쓰이는데 이 방법은 테이퍼링과는 조금 다른데 테이퍼링은 양적완화로 매입하던 자산을 줄이는 과정을 의미하고 있기에 자산의 매입 속도를 줄이는 것을 뜻하지 양적긴축처럼 강한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보통 기준금리 정책에서 금리 인상과 함께 병행합니다. 금리 인상은 대출 비용을 증가시켜 경제 과열을 방지하고 시장의 유동성을 줄입니다. 거기에다가 양적긴축으로 인한 자산 매각 그리고 자산 만기 시 재투자를 중단하면서 통화 공급을 더욱 줄이면 효과적인 영향을 보입니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를 통해 경제를 회복시켰으나 이후 인플레이션의 압박과 시장에 유동성의 과잉우려가 높아졌습니다. 해서 2017년부터 연준은 자산 매입을 줄이고(테이퍼링), 자산 만기 시 재투자를 중단하면서 양적긴축을 시작했습니다. 또 한 이 과정에서 연준은 보유 자산을 감소시키고 기준 금리도 인상했습니다.
 
양적 긴축도 당연히 문제점이 존재합니다. 시장에 인위적인 작용을 가하면 나중에 그 부작용은 언제나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양적 긴축의 문제점은 우선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것입니다. 소비와 투자가 줄어들기에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자산의 가격이 하락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급 축소는 시장에서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면서 변동성이 크게 발생하기에 금융 시장 자체에 불안감을 제공합니다. 또 한 부채 상환에 대한 부담과 계층 간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될 수도 있는데 자산을 보유하는 사람들은 본인들의 자산이 하락하며 경제적 손실을 일으키고 저소득층 또한 대출 상환과 대출금리 그리고 생활비의 증가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여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양적 긴축은 양적 완화와 달리 즉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효과의 지연에 있습니다.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이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데에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에 예상치 못한 경제 둔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써야 약효가 제일 좋나?

양적완화와 양적긴축은 둘 다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하게 설계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양적완화는 정확환 타이밍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면 시장을 안정시키고 경제 회복이 가능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19 시기에 그러한 효과를 봤습니다. 그리고 자산의 급락을 막으면서 유동성이 풀린 자금들이 실물경제로 유입되어야 합니다. 기업 대출과 소비가 늘어나면서 고용도 늘어나고 경제 활동과 소비도 촉진되어 경색된 경기가 회복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플레이션을 적절히 통제해 가면서 규모와 시기를 충분히 조절해야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명확하게 시장에 규모와 계획을 전달해야 합니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제일 싫어하기에 중앙은행의 의도를 시장이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러한 정책은 단계적 그리고 점진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양적완화의 목표를 제대로 설정하고 그대로 시행해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양적긴축은 유동성을 흡수하는 과정이기에 이미 경기가 과열되어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 연착륙을 목표로 시행해야 합니다. 이를 잘못시행했다가는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방금 전 언급처럼 정책의 지연효과로 인해 침체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양적 긴축도 점진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시장의 불확실성과 불안감을 증대시키는 갑작스러운 경제 정책은 시장에 충격을 발생시키기에 최대한 충격을 피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게다가 현재 시장 상황을 충분히 살펴가면서 조정해야 합니다. 단순히 경기 과열이라는 판단하에 긴축을 가속하게 된다면 마치 차량의 급브레이크를 밟는 것처럼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앞에서 말했던 점진적인 진행의 부수적인 역할입니다. 그리고 기준금리 정책을 인상하는 방법과 함께 시행하는 게 좋습니다. 자산의 매도나 축소보다 금리를 통해 먼저 조정하는 것이 시장에 부담을 가장 적게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다시 미국은 금리인하를 앞두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서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부양 이후 급격하게 불어난 유동성이 시장에서 버블을 일으키고 인플레이션을 촉진시키며 스태그플레이션까지 진입하게 되었으나 연준은 그러한 위기에서 다시 한번 양적긴축과 급격한 금리인상 정책으로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증폭시켰습니다. 특히 채권 시장에서 혼란이 컸는데요. 요새 말하는 장단기 금리역전차의 문제나 채권 금리 상승과 가격등에서도 여러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게다가 유동성 문제등으로 실리콘밸리은행 사태와 같은 은행권 문제도 발생하며 경제적으로 연착륙이라는 평가라고 불리기엔 조금 난해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연준의 정책으로 인플레이션률은 2%대로 진입했고 이는 일정 부분 성공적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으며 연준에서도 이번에는 금리인하 카드까지 고려하고 있기에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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